그만 둬! 제발 그만두라고! 누가 너 더러 우리 형 걱정해달라고 했어? 네가 우리 형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도망치고, 어떻게 죽었는지 알기나 해? 그건 나도 몰라. 그건 형 인생이야! 그런데 왜 나더러 형처럼 살라는 거야? 단지 내가 동생이기 때문에? 웃기지마, 제발 좀 웃기지 마, 제발 좀 웃기지 말라고! 난 그 모든 게 다 혐오스럽고 지긋지긋하고 몸서리쳐질 뿐이야. 사랑 이외에 지금 내가 찾을 수 있는 건 더 이상 아무것도 없어. 네가 가진 생각이 도대체 뭔데? 너도 투사가 되려고? 너도 역사 앞에 당당해지려고? 그래서 정의의 이름으로 운동하고 도망 다니다 너도 네 목숨 희생하려고? 웃기지마! 너 같은 놈은 사랑의 사자도 모르는 인간이야.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 밖에 없어. 그것뿐이라고! 사랑이 없으면 모든 것에 시작도 없고 또한 끝도 없게 돼. 왜냐하면 사랑이 곧 시작이자 끝이기 때문이야. 알았어? 한심하단 점에선 너도 다를 게 없어. 언젠가는 너도 터무니없는 정의감을 스스로 부끄러워하게 될 날이 있을 거야. 두고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