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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역시 조승우" 매 순간이 명장면…뮤지컬 '지킬앤하이드'

승준올드만님 | 2018.12.18 13:50 | 조회 91

조승우는 역시 조승우였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가 어째서 14년이란 오랜 기간 사랑 받을 수 있었는지, 초연부터 함께한 조승우가 '조지킬'이란 애칭으로 많은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 막이 오르고 그의 입에서 첫 대사가 나오는 순간부터 느껴진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1886년 초판된 영국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한다. '지킬'과 '하이드'로 표현되는 선과 악, 인간의 이중성은 물론, '루시', '엠마' 두 여자와의 로맨스가 더해져 한층 애절하고도 강렬한 '로맨스릴러'(로맨스와 스릴러의 합성어)가 완성됐다. 

아버지의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인간에게서 선과 악을 분리하는 연구를 하던 '지킬'이 이사회의 반대로 스스로에게 실험을 하면서 '하이드'가 탄생한다. 연구가 진행될수록 고립되는 '지킬'은 약혼녀 '엠마'와 점점 멀어지고, '하이드'의 자아는 더욱 강해지며 사람들을 죽이고 술집에서 만난 '루시'를 학대하는 등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인간의 선과 악 분열은 '헐크' 같은 유명한 영화부터 드라마, 연극 등을 통해 다양하게 변주돼 왔다. 그 중에서도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논 레플리카(Non Replica, 대본과 음악 수정이 가능) 프로덕션으로 한국의 정서에 맞게 다듬어져 훨씬 공감대를 높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여기에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명곡까지 더해졌으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조승우는 2004년 초연 당시부터 '지킬/하이드' 역을 맡아 함께했다. 그가 빚어낸 '지킬'과 '하이드'는 그 해 한국뮤지컬대상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겼으며, 이후에도 수차례 수상할 정도. 시간이 흐르고 공연이 거듭된 만큼 4년 만에 다시 돌아온 조승우의 '지킬'과 '하이드'도 변화하고 성장하고 진화했다. 그의 존재감은 등장만으로도 좌중을 압도한다.



무대를 이끌고 나가는 조승우는 시시각각 변하는 '지킬'과 '하이드'를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오랜 시간 연구한 만큼 눈빛 하나, 표정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 캐릭터 그 자체다. 이미 연기력은 두말할 필요 없고 가창력도 이에 못지 않다. 오히려 연기력 때문에 가창력이 평가 절하된 듯하다. 너무 유명해 부담스러울 법한 넘버 '지금 이 순간'을 열창할 때는 소름까지 돋는다. 무대에 올라선 매순간이 명장면이다.

작품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2층 구조를 기본으로 다이아몬드형 무대로 객석의 몰입감을 높이고, '지킬'의 실험실을 5m 높이의 대형 선반에 1800여 개의 메스실린더로 채워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한다. 의상도 철저한 고증을 거쳐 빅토리아 시대를 재현했다. 앙상블의 실력도 상향돼 넘버의 매력을 더욱 배가시킨다.

물론 작품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19세기 창작된 소설을 원작으로 하기에 스토리상의 올드한 부분은 감안해야 한다. 극과 극 여성 캐릭터의 대비, 자극적으로 소모되고 마는 쓰임새가 아쉽긴 하지만 배우들의 열연이 이를 잊게 만든다. 특히 아이비가 보여주는 '루시'는 너무나 매혹적이며, 조승우와의 능숙한 합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누적 공연 횟수 1100회, 누적 관객 수 120만 명, 평균 유료 객석 점유율 95%를 기록했다. 이번 공연 또한 1차 티켓 오픈 당시 2분 만에 매진되고, 개막 전 9만여 장의 티켓을 모두 판매했다. 사랑받는 작품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오는 2019년 5월19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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