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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석] 미친 연기력, 극비수사로 다시 만난 영화속 브로맨스

마침내 꿈을 닮아가다 | 2015.06.30 15:09 | 조회 213



 

 

실화 소재라 질릴 만도 하다. 김윤석이 형사라니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김윤석이야 누가 뭐래도 한국 최고 연기파 배우지만, 형사 역이라니. 은퇴 형사라고는 해도 ‘추격자’에서 이미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고, ‘거북이 달린다’에서 지방색 강한 형사도 보여주지 않았던가.

게다가 감독이 곽경택이다. 2001년 10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끌어들였던 영화 ‘친구’의 감독. 어느새 중견 감독이라는 미명 아래 현역에서 멀어진, 옛날 감독 아닌가. 약간의 의구심은 트레일러(예고편)를 통해 기대로 바뀌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난 후 지레짐작한 것이 미안해졌다. 아주 오랜만에 한국 영화를 보고 ‘만족’을 얻었기 때문이다.

 

‘극비수사’의 만족감은 가장 우려했던 소재, 즉 실화에서 비롯된다. ‘극비수사’는 1978년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 유괴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유괴를 소재로 한 영화는 이미 여러 편 있다. 전위적 스타일로 관객을 압도했던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에도 유괴가 등장하고, 실제 범인 목소리까지 노출했던 박진표 감독의 ‘그놈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극비수사’의 실화는 좀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범죄 피해자인 아동, 성은주 양이 살아서 돌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 관객은 처음부터 아이가 살아 돌아오리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 아이가 사라지고, 아이가 죽는 비극적 장면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여기서 두 번째 가역반응이 일어난다. 분명 아이가 살아 돌아오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을 긴장케 한다. 사실 이것이야말로 영화적 서스펜스의 핵심이다. 관객이 모르는 비밀을 간직함으로써 깜짝 놀라게 하는 반전은 하수의 기술이다. 하지만 진짜 고수는 빤히 아는 결말을 향해 가면서도 긴장하고 집중하게 한다. ‘극비수사’는 그런 점에서 고수 이야기꾼의 솜씨를 보여준다.

그 솜씨를 활활 타오르도록 하는 게 바로 두 사람, 공길용 형사 역의 김윤석, 김중산 도사 역의 유해진이다. 김윤석은 또 한 번 형사가 됐지만 지금까지 보지 못한 생활 속 인물을 보여준다. 밤샘하는 형사 모습도 인상적이지만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비스듬히 누워 TV를 보고, 아들을 불러 머리를 쓰다듬는 일상 연기다.

 

김윤석이 칼이라면 유해진은 물이다. 대개 영화 속에서 김윤석의 상대역은 방패를 자처한다. 받아치며 날카로운 파찰음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극비수사’ 속 유해진은 김윤석의 칼을 물처럼 받아들인다. 물은 칼을 받아들여도 상처가 나지 않는다. 받아주는 연기, 유해진은 그 연기의 한 전범이다.

 

무엇보다 ‘극비수사’는 사람을 믿는 영화다. 우리가 휴머니티라고 부르는 오래된 가치, 유괴범죄사건을 수사할 때 찾아야 하는 것은 범인이 아니라 아이라는 것, 그 근본의 힘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형사와 도사가 아이를 찾고 아이를 살리려고 애쓸 때, 지금까지 범죄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어떤 인간미를 느끼게 된다.

 

매일매일 사망자 이름이 리스트업되는 현실 가운데서 이 오래된 실화는 기묘한 안도감을 준다. 유괴된 아이는 대부분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범죄 통계학도 이 실화의 생생함 앞에서는 무의미해진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영화 속에서 현실보다 더 독한 현실을 목격해왔다. 칼과 피, 죽음과 사체가 난무하는 스크린은 어떤 점에서 각박해진 현실의 은유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보는 것, 관람하는 것은 꽤나 힘든 일임에 분명하다. ‘극비수사’는 수사 역시 사람의 일이라는 기본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영화를 만드는 것도 사람을 위해 하는 일 아닐까. 마침내 풀리는 유쾌한 긴장의 맛, ‘극비수사’의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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