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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배우 류승범>그의 연기인생 살펴보기

마침내 꿈을 닮아가다 | 2015.06.22 11:02 | 조회 241



 

 

 

배우 류승범을 떠올리면 많은 이미지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영화 [베를린]에서 선보였던 짙은 북한 사투리의 동명수부터 [용의자X]의 어딘가 애잔한 마음을 갖게 하는 남자 석고, [부당거래]의 스폰을 받고 있음을 숨기지 않는 뻔뻔한 검사 주양, [방자전]의 이몽룡, 똘끼 하나로 무장하고 세상과 맞서던 [아라한 장풍대작전],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까지. 날 것 그대로의 모습으로 스크린에 데뷔하며 한국 영화계에 충격을 선사했던 류승범이 이번에는 자신의 마지막 청춘 기록과도 같은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의 지누로 돌아왔다. 배우 류승범이 남긴 다양한 청춘의 얼굴들, 그 발자국을 따라가 보자.

 

# 류승범, 날 것 그대로를 연기하다.

 



 


영화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촬영 전 원하는 배우를 찾지 못하고 헤매던 류승완 감독의 눈에 띈 배우는 바로 집에서 밥을 먹고 있던 동생 류승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은 꾼 적도 없다는 그는 영화 속에서 연기라고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사실적인 양아치 상환을 연기한다. 건들건들 거리며 스크린 속으로 들어온 그를 보는 순간, 한국 영화계는 이제껏 없었던 이 신선한 얼굴과 사랑에 빠졌다. 어디서도 보지 못한 날 것 그대로의 에너지를 스크린 속에 방출하는 류승범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제38회 대종상영화제 신인남우상을 수상하며 관객의 뇌리에 그의 이름을 깊게 심었다.

 

# 류승범, 청춘을 그리기 시작하다.

 



 

이후 류승범은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다시 한 번 기태를 통해 청춘을 연기한다. 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를 하고 있지만 늘 음악을 하고 싶었던 기태는 황정민이 연기한 강수에게 스틱으로 맞아가며 드럼을 배운다. 영화는 밝은 현실을 보여주지 않는다. 꿈과 현실 사이에 끊임없이 방황하던 청춘들은 모두 나이가 들어 현실에 굴복했다. 하지만 영화 포스터 속 빨간 머리의 류승범은 다른 인물들과 다르게 홀로 관객을 돌아보고 있다. 막다른 길에 다다른 주인공 중, 그저 어딘가로 간다는 것에 즐거운 듯한 그의 모습은 마치 청춘의 상징처럼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 류승범, 유니크함으로 세상을 구하다?!

 



[품행 제로] 속 류승범은 고등학교 '쌈장' 중필을 연기한다. 세상 거칠 것이 없는 그의 가슴에 다가온 큐피트의 화살로 인해 벌어지는 사건 사고 속에서 류승범은 그야말로 통통 튀는 10대 그 자체로 분한다. 특히 영화의 OST였던 45rpm의 '즐거운 생활'을 듣고 있자면 세상을 다 가졌다고 생각하며 사랑도 쉽게 가질 수 있으리라 예상하는 가벼운 발걸음과 류승범의 재치 있는 표정들이 자동으로 떠오른다.

[아라한 장풍대작전]은 그의 똘끼를 가장 극대화한 영화. 2003년, 고성능 카메라폰과 MP3, 디지털카메라 등의 최신 전자기기가 판치는 세상. 마천루 속에 '절대 내공'의 생활도인들이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설정의 영화에서 류승범이 맡은 역은 안성기가 연기한 자운에게 "장풍 같은 거 배우려면 한 달에 얼마나 듭니까?"라고 묻는 열혈순경 상환. 평범한 시민들 보다도 더 찌질한 루저의 모습과, 영화 중반을 넘어 내공을 쌓은 고수가 되는 모습을 오가는 이 역을 보고 있자면, 류승범 외에 다른 배우는 상상할 수 없다. 너무 어리버리해서 순경 일을 계속할 수나 있으려나 주변 사람들을 걱정하게 했던 그가 어느 순간 장풍을 날리고 세상을 구하는 슈퍼 히어로 아닌 슈퍼 히어로로 거듭난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그가 만들어낸 일상 속 영웅의 비상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 류승범, 날 선 악의 모습으로 나타나다.

 



 

5년 경력의 마약 중간 판매상 이상도 역으로 황정민의 상대역으로 열연했던 [사생결단]은 청춘의 날 선 악을 선보였던 영화. 두려움에 떨면서도 경찰이 내민 위험한 거래를 받아들이는 그의 역할에 진정성을 보태준 것은 배우 류승범의 눈빛에서 찾을 수 있는 인생에 대한 무한한 희망과 진지한 인간성일 것이다. 겁이 없이 내지르는 듯하지만 오히려 그 모습 속에 예민한 두려움이 함께 느껴지는 연기는 영화 전체를 지탱한다. 류승범의 영화가 모두 그렇지만, 관객들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류승범이 연기한 캐릭터를 사랑하고,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두려운 순간 관객은 함께 두려움에 떨고, 그가 웃는 순간 관객은 함께 웃는다.

 

# 류승범, 그렇게 청춘은 성장한다.

 



 

2012년, 언제나 밝게 웃으며 유쾌하기만 할 것 같았던 류승범이 진지한 얼굴로 다가온 영화가 등장했다. [용의자X]와 [베를린]. 두 영화의 류승범은 관객들로 하여금 이제껏 알던 류승범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고, 연기자로서의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깨닫게 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장난기 어린 말로 먼저 다가설 것 같았던 남자 류승범은 [용의자X] 속에서 사랑하는 여자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천재 수학자 석고 역을 맡아 열연한다. 사랑 하나만이 단서가 되는 완벽한 알리바이를 창조한 남자.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영화를 인상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은 배우 류승범의 얼굴이다. 관객들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류승범의 얼굴 속 어둠과 외로움을 스크린에 펼쳐지며, 영화는 진정성을 얻는다.

이후 2013년에 개봉한 [베를린]에서 그의 연기 역시 많은 관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독기에 가득 찬 북한 사투리를 뱉어내는 동명수의 역할은 장난기 어린 류승범의 모습에 복수에 대한 원한, 살기가 더해지며 더욱 관객을 공포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류승범은 동명수의 캐릭터를 잡는 것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한다. 손에 잡히고, 만질 수 있고, 맛볼 수 있고, 본능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캐릭터를 만드는 류승범에게는 단 한 번도 북한 사람을 만나본 적 없었기 때문에 더욱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고. 하지만 류승범이 창조한 동명수는 관객의 마음에 마치 아픈 가시처럼 박힌다. 류승범의 그려낸 악역의 장점은 바로 이렇게 드러난다. 관객들은 류승범이 만들어낸 악인을 미워할 수 없다. 사랑받지 못한 듯한, 독한 말을 뱉는 그의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이 인물에 대해 관객들은 연민한다. 특히 마지막 한석규가 연기한 정진수와 함께 갈대밭에서 펼치는 추격 장면, 그리고 동명수의 독하고 악랄한 동시에 간절하고 먹먹한 표정은 극장을 빠져나간 이후에도 쉽게 관객을 놓아주지 않는다.

 

# 류승범, 청춘을 기록하다!




류승범이 [베를린] 이후 2년 만에 임상수 감독의 신작 [나의 절친 악당들]로 돌아왔다. 배우 인생에서 '젊음의 기록'을 남기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는 그는 이번 영화 속에서 그가 가지고 있는 젊음의 모든 것을 스크린에 쏟아 부었다. 류승범이 맡은 역은 지누. 어떤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 남자로 어느 날, 의문의 차량을 뒤쫓다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돈 가방과 함께 거침없는 매력을 지닌 여자, 나미를 만난다. 이후 돈 가방의 행방을 찾는 일당들에게 쫓기며 위험천만한 사건과 마주하는 순간에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는 지누는 배우 류승범을 만나 생명력을 얻었다. 이제껏 많은 영화에서 청춘의 대변인이었던 그는 그 모든 역을 응축한 것만 같은 [나의 절친 악당들] 속 지누를 만나 다시 날아오른다.

 

▶ 실제로 존재한다면 친구 삼고 싶은 '지누'

 

유쾌한 오락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의 지누는 기존의 한국 영화 속 남성 캐릭터와는 그 색을 달리한다. 류승범이 실제로 어딘가에 존재한다면 친구로 삼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지누는 나미를 사랑하고, 존중하고, 배려하며 아껴주는 진실함을 통해 유쾌한 에너지를 전파한다. 지누는 영화 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도권을 잡은 남성적인 캐릭터들과는 다르다. 이해관계에 얽매여, 내 것과 네 것만을 따져가며 서로 자신의 주장만 목 높여 외치는 이들 사이에서 지친 청춘들에게 필요한 친구 '지누'는 류승범을 만나면서 살아 숨 쉰다.

시나리오를 받으면 배역을 꼼꼼하게 분석, 손에 잡히는 실체를 만들어내고자 한다는 류승범의 연기 철학은 지누를 연기함에 있어서도 빛이 난다. 임상수 감독이 보낸 메일에 러브레터를 받은 소년처럼 설레고 긴장되는 마음으로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고 밝힌 그는 배역을 받아들이는 순간뿐 아니라 캐릭터를 구체화하는 순간에도 세심한 디테일에 정성을 기울인다. 지누가 타고 다니는 오토바이와 헬멧부터 의상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며 캐릭터와 하나 되기를 원한 류승범. 지금까지 연기한 모든 캐릭터처럼 류승범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있는 캐릭터 지누는 아름다운 청춘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온다.

 

▶ 현시대 청춘에게 선사하는 류승범의 러브레터

 

끊임없이 굽실거려야만 하는 회사 생활 속에서도, 어떤 일이 있어도 아침에 출근해야만 하는 끔찍한 상황 속에서도 영화 속 류승범은 지누를 빌어 이 시대 청춘을 위해 대신 소리쳐주는 것처럼 느껴진다. 영화 [나의 절친 악당들]에 대해 임상수 감독은 "저항하지 않는 젊음은 비참하다고 생각한다. 하라는 대로 말 잘 듣고 사는 건 미친 짓이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 이 시대 젊은이들의 폭폭한 가슴을 통쾌하게 시원하게 뚫어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일까 류승범은 지누를 통해 세상을 향한 도발과 스스로에게 충실해지는 자유로움으로 청춘을 대변한다.

이런 영화 속의 외침은 류승범 자신이 살아가는 삶의 철학과 다르지 않다. 최근 류승범은 "노 메이크업으로 연기하고 싶어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며 "얼굴에 화장을 안했다는 것을 넘어 가면을 벗은 기분이다. 그냥 나 자신 그대로 살고 싶다. 그전에는 자유로운 척만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이전보다 훨씬 더 자유롭다"고 말한 바 있다. [베를린] 이후 2년여 동안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부쩍 달라진 모습으로 관객들 앞에 선 류승범. 자신의 배우 인생 '청춘의 기록'이 될 [나의 절친 악당들]을 통해 이시대 청춘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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