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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자들]로 다시 대중앞에 선 이병헌

sky365468님 | 2015.11.06 16:02 | 조회 231
"죽지 않고 살기로 했으면 열심히 살아야죠"

[인터뷰] 사회성 짙은 영화 <내부자들>로 다시 대중 앞에 선 이병헌

[오마이뉴스 이선필 기자]

▲  영화 <내부자들>로 언론 앞에 선 이병헌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다만 작품에 대해선 누구보다 자신 있게 설명했다. 배우로서 영화를 알릴 의무에 충실하고 싶다는 그의 강한 의지가 느껴졌다.
ⓒ 호호호비치

누군가의 삶을 오롯이 표현하는 게 배우의 미덕이라면 이병헌은 누구보다 좋은 그릇과 표현력을 지닌 이중 하나다. 데뷔 이후 25년간 쌓아온 작품이 그를 증명한다.

<번지점프를 하다>(2000), <달콤한 인생>(2005)을 통해, 또는 드라마 <올인>(2003) 등으로 그는 자신이 지닌 연기의 폭과 깊이를 증명해왔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천만 관객 동원을 통해 흥행성 또한 녹슬지 않았음을 보였다. 분명 한국 영화계가 놓칠 수 없는 유산이다.

하지만 그의 스타성은 반대급부로도 작용했다. 후배 연예인과 불거진 '협박 스캔들'로 대중의 시선은 급격히 싸늘해졌고, 이병헌 또한 자숙하며 최대한 언론과의 접촉을 꺼려왔다. 여러 기사를 통해 불명예스런 낙인이 찍혔던 그가 오는 18일 개봉을 앞둔 <내부자들>을 계기로 전면에 나섰다.

다시 전면에 나서다

▲  영화 <내부자들> 출연 배우 이병헌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CGV에서 열린 제작 보고회 포토타임을 위해 무대로 나오고 있다.
ⓒ 이희훈

4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이병헌을 만났다. 영화 홍보를 위한 인터뷰였지만, 기자들로서는 홍보의 도구만 될 수는 없었다. 몇몇 기자들이 심경을 물었고, 대중에 대한 생각을 질문했다. 그는 말을 아끼고 또 아꼈다. 난색을 표하던 이병헌이 잠시 생각하더니 어렵게 입을 열었다.

"예를 들면. 죽느냐 사느냐를 치열하게 고민하다가 51프로의 비중으로 살기로 결정했다면, 열심히 살아야죠. 무언가를 하느냐 마느냐로 고민하다가 장고 끝에 하기로 했다면, 최선을 다해 잘해야 하는 것이고요. (언론 인터뷰를 두고) 여러 생각이 들었고, 물론 고민했죠. 근데 일단 영화를 가지고 나왔잖아요. 이건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닌 수많은 사람이 합심한 결과물이에요. 각기 다른 임무가 있듯 전 배우로서 홍보할 의무가 있고, 적어도 같이 작업한 사람들에겐 해가 안 되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겁니다."

그는 영화 속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자신이 맡은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위해 전라도 사투리를 배우고 교정하기를 반복했고, 본 시나리오보다 상업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웃음 포인트를 감독에게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덕분에 마냥 무서운 것을 넘어서 낭만과 재치도 있는 깡패가 탄생할 수 있었다.

첫번째 사회성 짙은 작품

▲  영화 <내부자들>의 한 장면. 조직 안에서 스스로 커온 안상구지만 나름 의리도 있고, 유머도 있는 낭만 깡패다. 이병헌은 그의 인간미를 위해 머리 스타일과 독특한 패션을 고집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냈다. 관객을 웃길만한 대사 또한 많다. 대부분 현장서 이병헌이 애드리브로 던진 것들이다.
ⓒ 쇼박스 미디어플렉스

주목할 점은 정치인, 재벌, 언론인 등의 민낯을 그린 이번 작품이 이병헌이 그간 거쳐온 영화들 중 가장 직접적으로 사회를 비판한 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이런 사회성 짙은 작품을 한 게 처음이더라고요. 얼마 전까지 이런 영화들이 많이 나왔잖아요. 흥행을 해서 이런 류가 나오는 건지 정말 우리 사회가 문제인건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겠죠. 영화를 보고 많은 분들이 현재 한국 사회를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전 시나리오의 재미가 첫 번째고, 메시지는 그 다음이에요.

어떤 배우는 좋은 메시지를 위주로 택할 수도 있고, 이 사실을 널리 알린다는 생각에 참여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제 입장에선 <내부자들> 자체가 한국 사회를 상징하는 거 같아요. 각 분야의 권력이 서로 뒤섞여 싸우는. 다만 모든 정치인이나 언론인이 나쁜 건 아니잖아요. 현실에선 영화보다 더 나쁜 이가 있을 수도 있고요. 권력보단 사람이 중요한 거 같아요. 권력자라고 다 나쁠 순 없고,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평가는) 달라지는 거죠."

여우같은 곰, 곰같은 여우

"이런 여우같은 곰을 봤나." <내부자들>에서 권력과 결탁한 부패 언론인 이강희(백윤식 분)가 안상구(이병헌 분)에게 하는 말이다. 어떻게든 권력을 가지고 놀아보려 하지만 번번이 당하고 마는 안상구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하는 대사기도 하다.

이병헌은 안상구를 '낭만 깡패'로 정의했다.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인 건 맞지만, 의리와 신의를 중시하는 고전적인 조폭"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시간 상 편집됐지만 상구는 영화 마니아면서 패션에도 관심이 많은 인물이에요. 처음 편집본은 3시간 40분 정도의 분량이었는데 그게 캐릭터 중심의 편집이었거든요. 너무 길고 이야기가 복잡하다는 지적에 지금의 버전(130분 분량)이 나온 거예요. 캐릭터보단 이야기 중심의 편집이죠. 관객 분들이 캐릭터에 몰입한 상태로 보셔야 할텐데,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

영화에 나오는 이들이 다 나쁜 놈들이긴 합니다. 누가 더하고 덜하냐 차이죠. 그나마 바보처럼 여러 권력들에게 당하면서도 의리를 지키려 하는 상구의 우직함에 정이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세상에 절대악은 없잖아요! (웃음). 그런 면을 봐주셨으면 합니다."

캐릭터 설명을 이병헌에게 적용시켜봤다. 여우 과와 곰 과 사이에서 답을 주저하던 그는 "안상구와 실제 내가 닮은 부분이 많지는 않지만, 굳이 얘기하면 여우같은 곰 쪽인 거 같다"고 말했다.

우직해 보이지만 여러 요령을 쓸 줄 아는 상구처럼 이병헌 역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다양한 도전을 해왔다. 최근 <황야의 7인>, <비욘드 디시트> 등 할리우드 영화 촬영을 마친 그는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보며 자신을 가다듬고 있었다.

"순간순간마다 너무 영혼 없이 연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번뜩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날 꼬집습니다. 자연스럽게 연기한다고 하면서 열정까지 내놓진 않았는지 반성하는 거죠. 여전히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답답함을 느끼는 때도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작업을 하다보면 여러 한계에 부딪히거든요. 의사소통 문제, 문화적 차이 등 장벽이 많아요. 상대방의 말을 다 이해한다고 쳐도 그들의 감정을 완벽히 이해 못 할 때가 있더라고요. 결국 제가 더 많이 보고 만나고 부딪히는 수밖에 없어요. 할리우드에서도 제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는 때를 간절히 바라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스로를 꼬집고, 반성하고, 채찍질 한다는 그. 그는 여우 같은 곰일까, 곰 같은 여우일까.

▲  <내부자들>에서 정치깡패 역을 받아든 그가 탐내는 역이 또 하나 있으니 바로 보수 일간지 주필 이강희다. 백윤식이 훌륭히 소화한 이 캐릭터를 두고 이병헌은 "절대악에 가깝게 등장하는데 배우로서 탐나는 역할"이라고 말했다.
ⓒ 호호호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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